하늘감옥

 

사람들은 흔히 '하늘'을 자유의 은유로 곧잘 사용합니다. 현대인에게 하늘을 본다, 라는 것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산에 오른다던가, 바다를 향한다 따위의 것들도 마찬가지의 은유로 쓰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들이 정말 '자유'를 의미하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구름 없이 맑은 하늘을 본 적이 있나요?  애국가에서 말한 것처럼, 저는 가을하늘이야말로 가장 맑고 푸른 하늘일거라고 믿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해 겨울에, 저는 바람없이 추운 겨울날의 하늘이 가장 맑고 푸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저는 이제 하늘을 보지 않습니다. 그 때 보았던 하늘의 이미지가 너무 끔찍했기 때문입니다. 눈이 머무를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그 광막함이라니.그것은 마치 너무나 넓어서, 오히려 벗어날 수 없는 감옥과도 같았습니다. 좁고 경계가 있는 감옥은 벗어날 수 있습니다. 부수면 되요. 하지만 경계가 없는 이 푸른 하늘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광막하면서도 허전합니다. 끔찍하게도 인간미가 없는 풍경이에요. 별 하나 없이 맑은 밤하늘을 상상하는 것과 비슷한 거려나요. 모든 별이 다 사라지고, 홀로 우주의 무중력공간에 버려진다면 아마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천라지망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어찌나 그렇게 맞는 말인지, 옛 선조의 지혜에 다시금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by 이녘 | 2006/03/25 15:50 | For me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damul83.egloos.com/tb/168479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