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술, 정치적 공정성

 
어제는 성년의 날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밝고 푸르며 싱싱했지만, 우리는 슬펐습니다. 그래서 술을 마셨어요. 술은 차갑고 쓰며 아팠지만, 그래도 우리를 슬프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안좋은 술버릇이 몇몇 있는데,

우선 저는 술먹으면 비틀거립니다. 누군들 술먹으면 안비틀겠냐마는, 저같이 길다란 사람이 팔다리를 휘저으며 걸어다니면 퍽 위태로워 보입니다. 그것은 보기 안좋죠.

그리고, 뭔가 안좋은 일이 있을 때는 킥킥 기분 나쁘게 웃어요. 어제는 여러가지 일로 킥킥 웃을 일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다 잊었지만요.

또, 저는 수다스러워집니다. 재밌는 화제를 가지고 떠들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주제를 가지고 수다스러워 질 때가 훨씬 많아요. 대체로 편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더욱 그런 편인데...

어제 저는

정치적 공정성

에 대해 오래 떠들었습니다.

처음 말했던 주제와 명백히 모순되는 결론이 났을 즈음, 저는 대체 몇잔 째일지 모를 마지막 맥주를 마셨고, 일어났고, 질질 끌려 안치되었습니다. 그리고 깨어났어요. 숙취가 맹습했고, 하늘은 정말 야속하도록 파랬습니다.

이제, 결심을 할 차례죠. 결단코 술 따위 안마시겠다는 맹세는, 거짓말이라도 못하겠고, 비틀거리는 것은 슬픈 팔다리의 천명이라 어쩔 수 없으니, 이제 킥킥 웃지 않고

정치적 공정성
 
따위로 오래 떠들지 않겠다는 결심을 해야겠어요. 차라리 텔레토비 동산의 꼬꼬마 친구처럼 되어, 방긋방긋 까르르, 흉내를 내고 말지

정치적 공정성
 
같은 걸로 떠들지는 않을래요.

by 이녘 | 2006/05/16 10:28 | For me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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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191970 at 2006/05/16 11:03
방긋방긋 까르르도.. 좀 문제되지 않을까요?=_=
Commented by 시은비 at 2006/05/16 12:23
즐이나 엑셀님의 남친으로 떠드는 것보다는 그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안치되는 바람에 어제 엠에센에 안 들어온거군.
Commented by nerd at 2006/05/16 23:57
잠깐... 저기 시은비님 온-미뉴시아-이랑 아는 시은비님 맞으시죠-!(패닉.)
Commented by nerd at 2006/05/16 23:57
달고 싶었던 리플은 저 날은 맥주 500제대로 드셨군요.이었습니다.
Commented by 시은비 at 2006/05/17 00:57
nerd//에, 그녀석이랑 아는 시은비가 맞습니다만 누구신지?;
Commented by 이녘 at 2006/05/17 01:10
191970// 어쩌면, 더 민폐를 끼치는 술버릇일 수도 있겠네요. 스탠드업 코미디언처럼 재밌어지기, 같은 술버릇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시은비// 어제는 정말 안치되었어. 임사체험 같았지. 느닷없이, 빛을 봤어. 행복한 빛은 아니었지만.

nerd//음음. 정말 제 주량은 맥주 500이에요. 전 정말 저렴한 술꾼이랍니다.
Commented by 191970 at 2006/05/17 13:55
아. 잊고 있던 맥주 500!(단위가 뭐였죠?)
스탠드업 코미디언처럼 재밌어지기 같은 술버릇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로 같이 술먹고 싶어질 거 같아요! 연마해보세요!
Commented by Kali at 2006/05/17 17:42
방긋방긋 까르르도 한번 보여주세요. 한번만... -_-
Commented by 이녘 at 2006/05/17 18:22
191970님. 당연히 cc이지요!

kali님. 꼬꼬마 친구들만 있으면 할 수 있을텐데. 이게 퍽 힘드네요. 방긋방긋 까르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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