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5월 17일
소돔 120일
사드를 읽고 있습니다. 의외로 번역된 것이 많지 않네요. 학교 도서관에서 찾을 수 있는, 사드 소설은 이것 한권 뿐이었습니다.
사드의 소설은, 정말 굉장합니다. 그 굉장한 폭력과 섹스의 향연은 압도적이기까지해요. 사드는, 상상 가능한 모든 욕망을 낱낱히 묘사해야한다는 강박증에 걸린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매우 꼼꼼하며, 성실한 자세까지 느껴집니다. 모순적이지요? 욕망에 대한 그의 천착과 근면이라는 덕목은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사드는 그래요. 그는, 근면하게 욕망합니다. <소돔 120일>의 인물들이 가능한 모든 욕망을 소유하기 위해, 그 엄청난 준비를 하고, 나름의 꼼꼼한 규칙 속에서 생활해나가듯, 그 인물들과 사건을 창조해내는 작가도, 가능한 모든 욕망과 취향을 상상하고 고안하며, 그것을 꼼꼼하게 언어로 풀어놓습니다. 그가 감옥이라는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는 환경속에서 저 작업을 끝마쳤다는 것을 생각할 때, 그의 글쓰기는 거의 사명의식에 의한 것이라고 보여져요. 사명의식에 의한 광적인 근면함. 네. 그것이에요. 사드 소설의 인물들이 욕망을 대하는 태도도, 바로 저것이지요.
믿을 수 없겠지만!
사드 소설은 굉장히 윤리적입니다. <소돔 120일>의 인물들은 단순한 호색꾼이 아니에요. 적어도 성기가 결합하는 순간을 길고 지루하게 묘사하는 포르노 그라피티 의 주인공은 아닙니다. 그들은, 자신이 욕망한다는 사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고, 그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에 사명감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욕망을 탄생시키는 것은, 바로 절망입니다.
만약 신이 있다면, 신이 힘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들이 공공연히 내세우는 미덕이나 신에 대한 존중이 악과 음란에 희생되는 것을 허용하겠소? 전지전능한 신이 나처럼 연약한 창조물, 즉 신 앞에서는 한낱 코끼리 앞의 구더기에 지나지 않는 이 연약한 창조물이 하루 종일 마음대로 신을 모욕하고, 우롱하고, 얕보고, 무시하고, 배반하는 것을 허용하겠소?
위와 같은 발언은, 사드가 이런 글을 쓰게 만드는 이유를 짐작케 해줍니다. 즉, 사드는, 신의 부재를, 가장 가슴아픈 방식으로 스스로에게 납득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신이 있다면, 이런 나를 필히 벌하실 거라는 거죠. 사드는 가장 격한 방식으로 신을 부정하지만, 그 강한 부정은 오히려 그의 절망이 얼마나 컸던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해요. 그래서 그 꼼꼼한 글쓰기로 소돔을 만드는 것입니다. 신이 없는 세상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지옥 이야기를요.
사드가 욕망을 탐구하고, 규명해내려고 하는 자세는 거의 자연과학자적이기 까지해요. 자연과학자들이 이 세계를 지배하는 보편원리를 발견해내려 한 것처럼, 사드는 욕망의 모든 가능성을 포착함으로써 인간이라는 아름답지 않은 생물을 이해하려고 한거지요. 둘의 욕망은, 근본적으로 같은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신이 부재하는 자리에서, 세계를 설명해보겠다는 거지요.
그리고, 저는 그 시도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답답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이 절망적인 위악이, 아마도 지금껏 사드를 읽게하는 힘일 것입니다.
사드의 소설은, 정말 굉장합니다. 그 굉장한 폭력과 섹스의 향연은 압도적이기까지해요. 사드는, 상상 가능한 모든 욕망을 낱낱히 묘사해야한다는 강박증에 걸린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매우 꼼꼼하며, 성실한 자세까지 느껴집니다. 모순적이지요? 욕망에 대한 그의 천착과 근면이라는 덕목은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사드는 그래요. 그는, 근면하게 욕망합니다. <소돔 120일>의 인물들이 가능한 모든 욕망을 소유하기 위해, 그 엄청난 준비를 하고, 나름의 꼼꼼한 규칙 속에서 생활해나가듯, 그 인물들과 사건을 창조해내는 작가도, 가능한 모든 욕망과 취향을 상상하고 고안하며, 그것을 꼼꼼하게 언어로 풀어놓습니다. 그가 감옥이라는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는 환경속에서 저 작업을 끝마쳤다는 것을 생각할 때, 그의 글쓰기는 거의 사명의식에 의한 것이라고 보여져요. 사명의식에 의한 광적인 근면함. 네. 그것이에요. 사드 소설의 인물들이 욕망을 대하는 태도도, 바로 저것이지요.
믿을 수 없겠지만!
사드 소설은 굉장히 윤리적입니다. <소돔 120일>의 인물들은 단순한 호색꾼이 아니에요. 적어도 성기가 결합하는 순간을 길고 지루하게 묘사하는 포르노 그라피티 의 주인공은 아닙니다. 그들은, 자신이 욕망한다는 사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고, 그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에 사명감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욕망을 탄생시키는 것은, 바로 절망입니다.
만약 신이 있다면, 신이 힘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들이 공공연히 내세우는 미덕이나 신에 대한 존중이 악과 음란에 희생되는 것을 허용하겠소? 전지전능한 신이 나처럼 연약한 창조물, 즉 신 앞에서는 한낱 코끼리 앞의 구더기에 지나지 않는 이 연약한 창조물이 하루 종일 마음대로 신을 모욕하고, 우롱하고, 얕보고, 무시하고, 배반하는 것을 허용하겠소?
위와 같은 발언은, 사드가 이런 글을 쓰게 만드는 이유를 짐작케 해줍니다. 즉, 사드는, 신의 부재를, 가장 가슴아픈 방식으로 스스로에게 납득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신이 있다면, 이런 나를 필히 벌하실 거라는 거죠. 사드는 가장 격한 방식으로 신을 부정하지만, 그 강한 부정은 오히려 그의 절망이 얼마나 컸던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해요. 그래서 그 꼼꼼한 글쓰기로 소돔을 만드는 것입니다. 신이 없는 세상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지옥 이야기를요.
사드가 욕망을 탐구하고, 규명해내려고 하는 자세는 거의 자연과학자적이기 까지해요. 자연과학자들이 이 세계를 지배하는 보편원리를 발견해내려 한 것처럼, 사드는 욕망의 모든 가능성을 포착함으로써 인간이라는 아름답지 않은 생물을 이해하려고 한거지요. 둘의 욕망은, 근본적으로 같은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신이 부재하는 자리에서, 세계를 설명해보겠다는 거지요.
그리고, 저는 그 시도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답답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이 절망적인 위악이, 아마도 지금껏 사드를 읽게하는 힘일 것입니다.
# by | 2006/05/17 00:19 | For fiction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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