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 파크 South Park: Bigger, Longer and Uncut

 
사우스 파크를 보았습니다. TV시리즈의 명성은 익히 들었지만 기회가 없어 못보고 있었어요. 결국 극장판을 먼저 보았습니다.

먼저 들게되는 생각은, 좋은 영화, 좋은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은 기술력보다는 좋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사우스 파크의 아이디어는 결코 신선하지는 않습니다. 지극히 미국적인 대책없는 욕설과 가차없는 풍자가 이 애니메이션의 뼈대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먹히죠. 화려한 CG와 3D기술 없이도, 애니메이션은 재밌을 수 있습니다. 결코 어마어마한 제작비와 화려한 볼거리가 재미의 전부는 아니란 말예요.

사우스 파크는 매우 재밌는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좀 더 노골적이고 천한 <심슨가족>의 느낌이랄까요. <사우스 파크>는 <심슨 가족>보다 훨씬 간단하며 노골적이고, 신납니다. 물론 더 대책없죠. 가끔 이 애니메이션은 아슬아슬한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버립니다. 캐나다와의 전쟁 부분에 이르면 아차 싶어요. 과연 우리나라는 일본과의 전쟁을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농담처럼 스크린 위에 올릴 수 있으려나요.

이 애니메이션에는 대책없는 농담으로 가득합니다. 사랑하는 여자아이의 마음을 얻기 위해 크리토리스를 찾는 스탠의 여정은, 마지막에 이르러 성배를 찾은 기사처럼 보여지기 까지해요. 사담 후세인과 사탄과의 동성애적인 관계는 어떤가요? 사탄이 자신의 정체성과 자기성장을 이끌어내는 과정은? 위노나 라이더의 섹스쇼는요? 게이라서 행복하다는 고백은 어떤가요?

열거하자면, 끝도 없습니다. 이 대책없는 농담들은, 그러나 너무 재미있습니다. 반전영화를 패러디해서 단순한 농담으로 바꿔버리는 이 무지비한 연출은, 정말이지 대책없이 재밌습니다.

거기에, 꽤 건강하기도 해요. 이 애니메이션에 가득 흐르고 있는 R등급 욕설과 농담에도 불구하고 <사우스 파크>는 매우 밝고, 건전하며 희망찬 영화입니다. 스탠은 클리토리스를 찾아 나선 끝에 사랑과 사명을 모두 깨닫습니다. 카일은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며 마찬가지로 어머니의 사랑을 얻어내죠. , 케니는 자신을 희생하여 미국에 도래한 전쟁을 끝냅니다. 사탄은 이기적인 연인 사담 후세인을 버리며 인간적인 성숙을 이룩하죠. 기타등등 기타등등. 이 영화는 매우 밝은 결말을 보여줍니다. 엉클 퍼커에 대한 농담이야 어찌되었든, <사우스 파크>가 보여주는 미국의 비전은 매우 희망적이에요.

물론 이러한 유머는 우리나라에서는 시도된 적도, 자생적으로 자라날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나라에 대한 대책없는 농담도 한번쯤 보고 싶군요. 정말로요.


덧. 이렇게 인간적인 사탄의 모습을, 대체 또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요. 거기에 이 기막힌 천국의 이미지도-_-

덧 둘. V칩은 루드비코 프로그램의 패러디. 노골적인 <풀 메탈 자켓> 패러디도 있고. 큐브릭 패러디가 또 있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네요.

by 이녘 | 2006/06/17 14:28 | For movie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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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영길_잡념가 at 2006/06/17 14:35
ㅎㅎ 그래서 사우스 파크가 재미있다는.. 기회 되시면 비버스엔 벗해드도 보세요..
Commented by 스카이워커 at 2006/06/17 17:59
토크쇼에 출연한 테렌스&필립이 브룩 쉴즈 따귀 때리는 장면에서 특히 뒤집어졌어요.ㅋㅋ 시험 끝나서 좋으시겠어요...
Commented by 언에일리언 at 2006/06/17 20:02
극장판은 본적이 없습니다만, 사우스 팍 재미있지요. 그런데 TV시리즈 에피소드들은 퀄리티가 안정적이지가 못한게 탈이에요. 간간히 아이디어가 떨어져서 쥐어짠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Commented by 이녘 at 2006/06/17 20:22
영길_잡념가님. 기회되면 꼭 봐바야겠네요. 이런 양키센스가 참을 수 없이 좋아요~_~

스카이워커님. 시험은 아직 안끝났어요... ㅠㅜ

언에일리언님. 지금 티비시리즈를 구해보고 있습니다. 이 동글동글한 캐릭터들이 하는 짓을 보자니, 참을 수 없이 좋아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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