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8월 14일
스타쉽 트루퍼스, 로버트 하인라인
"SF 소설 좀 읽으세요!" 라는 191970님의 충고를 받아들여, 골라 보았습니다. 제가 읽은 첫번째 하인라인 소설인거네요. 뭐, 번역된 책도 얼마 없지만요.
<스타쉽 트루퍼스>는 밀리터리 SF입니다. 지금도 심심찮게 케이블에서 틀어대는 우주적 규모의 전쟁영화의 원작이기도 하지요. 저도 가끔씩 띄엄띄엄 보았습니다. 한번에 주욱 끝까지 본 기억이 없어서, 자세한 비교는 할 수 없겠네요.
소설 <스타쉽 트루퍼스>만 떼어놓고 보자면, 소박할만치 순진한 군인성장 소설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조니는 친구인 칼을 따라서 입대를 결심하지요. 신병훈련을 거치고, 하사관을 거쳐 장교로 부임하고, 수많은 생명을 책임지고 지휘하는 위관이 되며, 주인공은 인간적인 성장을 이룩해냅니다. 사이가 좋지 않던 아버지와 화해하고, 이해할 수 없었던 옛 은사를 존경하게 되지요. 곁에는 믿음직스러운 전우가 있고, 위로는 의지할만한 상관이 있습니다. 아. 이거, 너무 얌전한 세계입니다.
<스타쉽 트루퍼스>는 작정하고 만든 국방부 홍보 책자처럼 느껴집니다.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 안에서 이루어지는 계산된 폭력과 통제의 기술, 전우애와 전쟁에 대한 필요불가결한 지지 따위가 뻔뻔하게 소개되고 있거든요. 전역한 군인에게만 참정권이 주어지는 세계라니. <스타쉽 트루퍼스>의 세계는 결코 <멋진 신세계>보다 덜 혐오스러운 곳이 아닙니다. <은하영웅전설>을 닮았다면 닮았군요. 시치미 뚝뗀 군국주의 세계에요. 물론 노골적인 영웅주의의 색채는 덜한 편입니다만, 그게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 빈자리만큼, 하인라인은 시스템을 긍정하는데 필력을 소모하고 있단 말이에요.
영화 버젼의 <스타쉽 트루퍼스>는 미국의 과도한 군사개입정책이나, 새뮤얼 헌팅턴 식의 외부문명 인식과 맞물려 비판적인 평을 이끌어내었었습니다. 소설 쪽은 그 냄새가 훨씬 덜한 편이에요. 그게 또 꼭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하인리히의 '거미' 외계인들은 지구의 타자로서의 명백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편입니다. 그들의 위협은 어딘지 실질적이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냥 태초부터 있어왔고 언제까지나 계속될 신화 속의 싸움 한 가운데에 놓여진 것 처럼 보여요. 전쟁이란 단순히 주인공이 싸우고, 성장하는 터전 이상의 의미는 되어주지 못하는거죠. 중국을 포함하는 공산주의 사회에 대한 묘사가 어찌되었든, 상관 없어요. 하인리히는 노골적으로 외계인들을 중국을 필두로한 과두적 공산주의와 연관시키지만, 그게 중요하게 기능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 지구의 고전기 그리스적인 정치체계도 결코 호감가는 세계는 아니에요.
하여튼 <스타쉽 트루퍼스>의 전쟁은 설득력이 있는 편이 아닙니다. 하인라인이 발췌한 것처럼 전쟁이 인구의 포화 때문에 일어난다면, 두 세계는 애초에 충돌할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거기에, 고도로 발달한 두 지적생명체가 만났을 때, 일어날 사건이 겨우 전쟁 밖에 없는 것일까요? 외계생명의 전쟁은, 과연 우리와 같은 개념과 룰을 따를까요? 하인라인의 세계는, 결코 상상력이 충만한 편은 아닙니다. 그 거대한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기 아이디어를 장난감 블록 삼아 놀고 있는 아시모프의 소품보다도 빈곤한 크기를 보여주는 거죠.
하지만 이 군인성장담을 우주적 스케일에 올려놓았을 때 느껴지는 그럴싸한 재미는 또, 꽤 그럴듯합니다. 신병 조니가 군대라는 곳에서 인간적으로 성숙하는 이야기는, 너무 노골적이고 소박하지만, 그게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니까요. 거미들로 이루어진 외부 세계나 강화복, 우주전함 따위는 이 소년의 모험담을 치장하기 위한 좀 커다란 소품처럼 느껴집니다. 이 지나치게 노골적인 소설이, 저는 조금 순진하게 까지 느껴졌답니다.
<스타쉽 트루퍼스>는 밀리터리 SF입니다. 지금도 심심찮게 케이블에서 틀어대는 우주적 규모의 전쟁영화의 원작이기도 하지요. 저도 가끔씩 띄엄띄엄 보았습니다. 한번에 주욱 끝까지 본 기억이 없어서, 자세한 비교는 할 수 없겠네요.
소설 <스타쉽 트루퍼스>만 떼어놓고 보자면, 소박할만치 순진한 군인성장 소설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조니는 친구인 칼을 따라서 입대를 결심하지요. 신병훈련을 거치고, 하사관을 거쳐 장교로 부임하고, 수많은 생명을 책임지고 지휘하는 위관이 되며, 주인공은 인간적인 성장을 이룩해냅니다. 사이가 좋지 않던 아버지와 화해하고, 이해할 수 없었던 옛 은사를 존경하게 되지요. 곁에는 믿음직스러운 전우가 있고, 위로는 의지할만한 상관이 있습니다. 아. 이거, 너무 얌전한 세계입니다.
<스타쉽 트루퍼스>는 작정하고 만든 국방부 홍보 책자처럼 느껴집니다.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 안에서 이루어지는 계산된 폭력과 통제의 기술, 전우애와 전쟁에 대한 필요불가결한 지지 따위가 뻔뻔하게 소개되고 있거든요. 전역한 군인에게만 참정권이 주어지는 세계라니. <스타쉽 트루퍼스>의 세계는 결코 <멋진 신세계>보다 덜 혐오스러운 곳이 아닙니다. <은하영웅전설>을 닮았다면 닮았군요. 시치미 뚝뗀 군국주의 세계에요. 물론 노골적인 영웅주의의 색채는 덜한 편입니다만, 그게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 빈자리만큼, 하인라인은 시스템을 긍정하는데 필력을 소모하고 있단 말이에요.
영화 버젼의 <스타쉽 트루퍼스>는 미국의 과도한 군사개입정책이나, 새뮤얼 헌팅턴 식의 외부문명 인식과 맞물려 비판적인 평을 이끌어내었었습니다. 소설 쪽은 그 냄새가 훨씬 덜한 편이에요. 그게 또 꼭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하인리히의 '거미' 외계인들은 지구의 타자로서의 명백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편입니다. 그들의 위협은 어딘지 실질적이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냥 태초부터 있어왔고 언제까지나 계속될 신화 속의 싸움 한 가운데에 놓여진 것 처럼 보여요. 전쟁이란 단순히 주인공이 싸우고, 성장하는 터전 이상의 의미는 되어주지 못하는거죠. 중국을 포함하는 공산주의 사회에 대한 묘사가 어찌되었든, 상관 없어요. 하인리히는 노골적으로 외계인들을 중국을 필두로한 과두적 공산주의와 연관시키지만, 그게 중요하게 기능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 지구의 고전기 그리스적인 정치체계도 결코 호감가는 세계는 아니에요.
하여튼 <스타쉽 트루퍼스>의 전쟁은 설득력이 있는 편이 아닙니다. 하인라인이 발췌한 것처럼 전쟁이 인구의 포화 때문에 일어난다면, 두 세계는 애초에 충돌할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거기에, 고도로 발달한 두 지적생명체가 만났을 때, 일어날 사건이 겨우 전쟁 밖에 없는 것일까요? 외계생명의 전쟁은, 과연 우리와 같은 개념과 룰을 따를까요? 하인라인의 세계는, 결코 상상력이 충만한 편은 아닙니다. 그 거대한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기 아이디어를 장난감 블록 삼아 놀고 있는 아시모프의 소품보다도 빈곤한 크기를 보여주는 거죠.
하지만 이 군인성장담을 우주적 스케일에 올려놓았을 때 느껴지는 그럴싸한 재미는 또, 꽤 그럴듯합니다. 신병 조니가 군대라는 곳에서 인간적으로 성숙하는 이야기는, 너무 노골적이고 소박하지만, 그게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니까요. 거미들로 이루어진 외부 세계나 강화복, 우주전함 따위는 이 소년의 모험담을 치장하기 위한 좀 커다란 소품처럼 느껴집니다. 이 지나치게 노골적인 소설이, 저는 조금 순진하게 까지 느껴졌답니다.
# by | 2006/08/14 22:50 | For fiction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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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는 나도 초보지만,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추천.
사실 주인공의 모습도 은근히 정이 가긴 하더군요. ^^
海月님. 박력있는 소설이죠. <데프콘>같은 국내전쟁소설보다는 훨씬 덜 호들갑스럽구요.
191970님. 예이~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