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8월 18일
마스터스 오브 호러 -3-
오늘 본 에피소드는 존 카펜터의 <담배 자국>과 조 단테의 <병사들의 귀환>입니다. 지금까지 감상한 시리즈들 중 가장 극과 극인 작품이 모여있었던 거네요. 예술의 마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와, 정치적 소품으로서의 영화이니까요.
<담배 자국>은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의 먼 후손 같은 느낌입니다.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예술작품의 마성에 관한 이야기이니까요. 아마도 레닌미학의 추종자가 말했을 법한 "영화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담배 자국>은 아주 순박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영화는 인간의 카오스를 이끌어내는 힘을 지닌 <세계의 완전한 종말>이라는 가상의 작품을 두고 일어나는 해프닝을 다룹니다. 하지만 그 여행에는 큰 굴곡이 없어요. 마주치는 사건들은 강렬하며 기괴하지만, 지나치게 일직선이어서 적당한 긴장감을 주지 못합니다. 시나리오가 너무 산만해요. 그렇게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할 수도 없는데, 그 아이디어를 풀어놓는 방식이 너무 쉽습니다. 주인공이 <세계의 완전한 종말>을 찾아가는 과정은, 정말이지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니깐요. 이 영화에는 플롯의 짜임새에서 오는 쾌감이 적어요. 대체로 아이디어와 이미지가 영화를 눌러버리고 있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 시원시원한 고어는 칭찬하지 않을 수 없지요. 내장을 영사기에 돌리는 장면은 정말이지 끔찍했습니다. 웩
<병사들의 귀환>은 너무 노골적으로 정치적이에요. 이 영화는 로메로보다는 오히려 마이클 무어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이라크에서 사망한 군인들이, 현 정부- 아마도 부시-를 낙선시키기 위해 되살아나 투표를 하기 시작합니다. 거의 발랄하기까지한 아이디어에요. 미 대통령의 참모부와 미디어의 추악한 면모들을 조롱하는 이 영화는, 거의 코미디입니다.
가끔 이 영화는 공화당을 조롱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도식적이 되어버립니다. 자신의 과거를 회개하는 공화당원의 독백은, 거의 도덕교과서를 읽는 것 만큼이나 진부해요. 이럴 때는, 그 회개마저도 조롱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데 정치적 공정성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그러한 풍자의 쾌감을 희석시켜버립니다. 이래서는 진실로 정치적으로 힘있는 영화가 되기도 힘들단 말이에요.
<병사들의 귀환>의 전략은 지나치게 순진하고, 또 섬뜩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들은 참전을 결정한 부시 행정부를 비웃으며, 이라크에서 '미국의 젊은이'들이 행한 만행들은 생각치도 않고 있어요. 조 단테는 아부 그라이브에서 미국의 젊은이들이 저지른 짓들에 대해서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요? 감독의 시선은, 히틀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시키고 결백해지려하는 독일인들의 방식과 유사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의 뒷맛이 좀 찝찝했어요.
하지만 노골적으로 현정부를 비웃을 수 있는 영화가, 당당하게 티비에 방영될 수 있는 풍토는 확실히 부럽습니다. 이건 "무조건 노무현 때문이야"식의 우격다짐보다는 훨씬 의미있고 당당하며, 무엇보다 재미있는 항의입니다.
덧. <병사들의 귀환> 끄트머리에 조지 로메로의 무덤이 나옵니다. 무지 웃었어요 ㅠㅜ
덧둘. 서울아트시네마의 냉방은 너무 셉니다. 다음부터는 덮을 거라도 가져가야겠어요.
<담배 자국>은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의 먼 후손 같은 느낌입니다.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예술작품의 마성에 관한 이야기이니까요. 아마도 레닌미학의 추종자가 말했을 법한 "영화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담배 자국>은 아주 순박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영화는 인간의 카오스를 이끌어내는 힘을 지닌 <세계의 완전한 종말>이라는 가상의 작품을 두고 일어나는 해프닝을 다룹니다. 하지만 그 여행에는 큰 굴곡이 없어요. 마주치는 사건들은 강렬하며 기괴하지만, 지나치게 일직선이어서 적당한 긴장감을 주지 못합니다. 시나리오가 너무 산만해요. 그렇게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할 수도 없는데, 그 아이디어를 풀어놓는 방식이 너무 쉽습니다. 주인공이 <세계의 완전한 종말>을 찾아가는 과정은, 정말이지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니깐요. 이 영화에는 플롯의 짜임새에서 오는 쾌감이 적어요. 대체로 아이디어와 이미지가 영화를 눌러버리고 있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 시원시원한 고어는 칭찬하지 않을 수 없지요. 내장을 영사기에 돌리는 장면은 정말이지 끔찍했습니다. 웩
<병사들의 귀환>은 너무 노골적으로 정치적이에요. 이 영화는 로메로보다는 오히려 마이클 무어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이라크에서 사망한 군인들이, 현 정부- 아마도 부시-를 낙선시키기 위해 되살아나 투표를 하기 시작합니다. 거의 발랄하기까지한 아이디어에요. 미 대통령의 참모부와 미디어의 추악한 면모들을 조롱하는 이 영화는, 거의 코미디입니다.
가끔 이 영화는 공화당을 조롱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도식적이 되어버립니다. 자신의 과거를 회개하는 공화당원의 독백은, 거의 도덕교과서를 읽는 것 만큼이나 진부해요. 이럴 때는, 그 회개마저도 조롱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데 정치적 공정성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그러한 풍자의 쾌감을 희석시켜버립니다. 이래서는 진실로 정치적으로 힘있는 영화가 되기도 힘들단 말이에요.
<병사들의 귀환>의 전략은 지나치게 순진하고, 또 섬뜩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들은 참전을 결정한 부시 행정부를 비웃으며, 이라크에서 '미국의 젊은이'들이 행한 만행들은 생각치도 않고 있어요. 조 단테는 아부 그라이브에서 미국의 젊은이들이 저지른 짓들에 대해서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요? 감독의 시선은, 히틀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시키고 결백해지려하는 독일인들의 방식과 유사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의 뒷맛이 좀 찝찝했어요.
하지만 노골적으로 현정부를 비웃을 수 있는 영화가, 당당하게 티비에 방영될 수 있는 풍토는 확실히 부럽습니다. 이건 "무조건 노무현 때문이야"식의 우격다짐보다는 훨씬 의미있고 당당하며, 무엇보다 재미있는 항의입니다.
덧. <병사들의 귀환> 끄트머리에 조지 로메로의 무덤이 나옵니다. 무지 웃었어요 ㅠㅜ
덧둘. 서울아트시네마의 냉방은 너무 셉니다. 다음부터는 덮을 거라도 가져가야겠어요.
# by | 2006/08/18 22:02 | For horror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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