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1월 23일
펠츠, 마스터스 오브 호러
<펠츠>는 다리오 아르젠토가 두번째로 제작한 <마스터스 오브 호러> 작품입니다. 그의 전작인 <제니퍼>도 마찬가지이지만, <펠츠>는 다른 아르젠토 영화와 구별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가죽장갑을 낀 살인마가 등장하지 않는다는거죠. 애초에 그의 가죽장갑을 좋아하지 않았던 저로서는 그리 섭섭한 부분은 아닙니다.
<펠츠>에서 가죽장갑 살인마의 역할을 떠 맡은 것은 '문샤인'이라고 불리는 신비로운 미국 너구리들입니다. 고대의 도시를 보호하고 있는 신비한 영물인 '문샤인'은 가까이 다가오는 인간들에게 죽음의 저주를 내려요. 사건은 문샤인 12마리를 잡아 모피코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벌어집니다. 최초에 문샤인을 잡았던 사냥꾼과, 그 가죽을 재단했던 재단사, 재봉사, 나아가 가죽상인 제이크와 완성된 코트를 입었던 모델들 까지 모두 처참하고도 불가사의한 죽음을 당하는거죠. 그들은 무엇에 홀린 듯이 스스로 자해하고 타인에게 폭력을 가합니다. 그리고 이 장면들은 모두 아르젠토 특유의 박력으로 가득차 있어요. 이들이 죽는 모습은 정말이지 압도적입니다.
사실, 이러한 아르젠토 특유의 스타일을 제외하면 <펠츠>는 그저그런 심심한 영화입니다. 문샤인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어설프게 날조된 인디언 전설 같으며, 그나마 문샤인의 마성에 대한 묘사도 그렇게 효과적인 편은 아니지요. 크레딧에서는 고블린 스튜디오의 이름을 보지 못했습니다만... 음악의 사용도 마음에 드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지나치게 스테레오타입이란 느낌이 들거든요. 하지만 아르젠토 영화를 세련된 심리적인 공포를 맛보려고 감상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아르젠토의 영화는 향신료가 강하게 뿌려진 음식과 같습니다. 어느새 식재료 본연의 맛은 잊혀졌지만, 그것을 뒤덮은 향료의 맛은 너무나 강렬하지요. 이 영화의 진짜 주체는 다양한 살인장면입니다. 다른 아르젠토 영화의 진정한 주연이 검은 가죽장갑인 것과 마찬가지로요.
물론 <펠츠>는 진지한 영화입니다. 얄퍅하긴 하지만요. <펠츠>에는 <제니퍼>로부터 이어지는 공포증이 환기되고 있습니다. 바로 '자연에 대한 공포'에요. 야성의 마성 그 자체였던 제니퍼는 여러모로 문샤인과 닮아있습니다. 그들은 아름다우면서도 끔찍해요. 사람들은 늘 그 마성에 현혹되어 다가가지만, 결국 그 때문에 파멸하게 됩니다. 이것은 이해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대상으로서의 '자연'에 대해 가졌던 서구 문명의 태도에 다름아닙니다. 아르젠토의 장점은 이러한 태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가 철학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아르젠토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하여 존 카펜터 식의 수다를 떤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건 정말 못봐줄 꼴일 것입니다. 대신 아르젠토는 박력있게 보여주죠. 갖가지 살인장면들을요. 그리고 저는 그가 만들어낸 과격한 장면들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아르젠토의 극장용 영화들보다 <마스터스 오브 호러>의 에피소드들을 훨씬 좋아하는 것은, 러닝타임이 줄어들며 쓸모없는 스토리의 군살이 확 빠져버려서에요. 다리오 아르젠토가 솜씨 좋은 이야기꾼이 아니라는 점은 그의 팬들마저 인정할 정도니까요. TV 드라마의 날씬한 형식은 아르젠토가 가지 말아야 할 길로 빠지는 것을 상당히 제한해주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는 이야기에 지루해질 틈 없이 거장의 솜씨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주 만족해요.
후우. <펠츠>의 고어는... HBO로서도 그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몇 장 올려놓을게요. 고어를 좋아하지 않는 분은 지금 창을 넘기시는게 좋겠습니다.^^



<펠츠>에서 가죽장갑 살인마의 역할을 떠 맡은 것은 '문샤인'이라고 불리는 신비로운 미국 너구리들입니다. 고대의 도시를 보호하고 있는 신비한 영물인 '문샤인'은 가까이 다가오는 인간들에게 죽음의 저주를 내려요. 사건은 문샤인 12마리를 잡아 모피코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벌어집니다. 최초에 문샤인을 잡았던 사냥꾼과, 그 가죽을 재단했던 재단사, 재봉사, 나아가 가죽상인 제이크와 완성된 코트를 입었던 모델들 까지 모두 처참하고도 불가사의한 죽음을 당하는거죠. 그들은 무엇에 홀린 듯이 스스로 자해하고 타인에게 폭력을 가합니다. 그리고 이 장면들은 모두 아르젠토 특유의 박력으로 가득차 있어요. 이들이 죽는 모습은 정말이지 압도적입니다.
사실, 이러한 아르젠토 특유의 스타일을 제외하면 <펠츠>는 그저그런 심심한 영화입니다. 문샤인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어설프게 날조된 인디언 전설 같으며, 그나마 문샤인의 마성에 대한 묘사도 그렇게 효과적인 편은 아니지요. 크레딧에서는 고블린 스튜디오의 이름을 보지 못했습니다만... 음악의 사용도 마음에 드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지나치게 스테레오타입이란 느낌이 들거든요. 하지만 아르젠토 영화를 세련된 심리적인 공포를 맛보려고 감상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아르젠토의 영화는 향신료가 강하게 뿌려진 음식과 같습니다. 어느새 식재료 본연의 맛은 잊혀졌지만, 그것을 뒤덮은 향료의 맛은 너무나 강렬하지요. 이 영화의 진짜 주체는 다양한 살인장면입니다. 다른 아르젠토 영화의 진정한 주연이 검은 가죽장갑인 것과 마찬가지로요.
물론 <펠츠>는 진지한 영화입니다. 얄퍅하긴 하지만요. <펠츠>에는 <제니퍼>로부터 이어지는 공포증이 환기되고 있습니다. 바로 '자연에 대한 공포'에요. 야성의 마성 그 자체였던 제니퍼는 여러모로 문샤인과 닮아있습니다. 그들은 아름다우면서도 끔찍해요. 사람들은 늘 그 마성에 현혹되어 다가가지만, 결국 그 때문에 파멸하게 됩니다. 이것은 이해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대상으로서의 '자연'에 대해 가졌던 서구 문명의 태도에 다름아닙니다. 아르젠토의 장점은 이러한 태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가 철학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아르젠토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하여 존 카펜터 식의 수다를 떤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건 정말 못봐줄 꼴일 것입니다. 대신 아르젠토는 박력있게 보여주죠. 갖가지 살인장면들을요. 그리고 저는 그가 만들어낸 과격한 장면들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아르젠토의 극장용 영화들보다 <마스터스 오브 호러>의 에피소드들을 훨씬 좋아하는 것은, 러닝타임이 줄어들며 쓸모없는 스토리의 군살이 확 빠져버려서에요. 다리오 아르젠토가 솜씨 좋은 이야기꾼이 아니라는 점은 그의 팬들마저 인정할 정도니까요. TV 드라마의 날씬한 형식은 아르젠토가 가지 말아야 할 길로 빠지는 것을 상당히 제한해주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는 이야기에 지루해질 틈 없이 거장의 솜씨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주 만족해요.
후우. <펠츠>의 고어는... HBO로서도 그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몇 장 올려놓을게요. 고어를 좋아하지 않는 분은 지금 창을 넘기시는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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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01/23 19:45 | For horror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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