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5월 21일
민족은 없다, 그러나...
겨레는 민족의 순 우리말일까?
인문학에서 민족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미 촌스러운 행위가 된 지 오래입니다. 사실 이제 민족이라는 용어를 부정하는 글쓰기도 살짝 유행이 지나고 있지요.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의 공동체>가 번역되고 그에 영향을 받은 일본과 우리나라의 학자들이 온갖 글쓰기를 진행하는 동안 민족주의 담론은 페미니즘이나 탈식민주의 등등 온갖 담론들과 결합하며 거대한 우주를 만들어내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민족'에 대한 가차없는 반성이 진행되는 바로 그 순간, 바로 옆자리에서는 그와는 상관없이 여전히 '민족'이라는 이름의 괴물이 포효하고 있다는 거에요.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소식이 들려올 때 마다 넷은 거세게 불타오르고 사람들은 세상에 다시 없는 애국자가 됩니다. 미디어와 일부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지요. 급작스러운 고구려 열풍이나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환단고기>류의 담론들은 이러한 사정을 잘 반영합니다. 민족주의의 근원이 밝혀지고 부정되어도 이미 상상되어진 민족은 사람들을 강하게 속박하고 그 정신을 재생산합니다.
분명 민족은 하나의 신화입니다. 대부분의 신화와 마찬가지로, 그것은 기원을 거슬러 만들어진 것이고 사실상 허구에요. 하지만 그것은 진위와 상관없이 강하게 우리를 속박하고, 또한 우리를 만들어냅니다. 우리가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느냐와는 상관없이 종교를 가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단군이 진짜 우리의 시조이냐는 사실증명과는 상관없이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가상의 울타리 안에 안주합니다. 이것은 어리석지만 진실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거짓들이 우리의 정체성의 핵심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초록불님은 이미 여러 국가들이 민족을 극복해냈다고 하지만... 저는 잘 모르겠어요. 대표적인 다민족 국가인 미합중국은 자본주의-제국주의를 만들어냈고... 사실 이것도 베네딕트 앤더슨 식의 "내셔널리즘"을 벗어나지는 못하지요. 앤더슨의 내셔널리즘은, 그가 유럽의 민족주의 형성을 예로 든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제국주의도 포함하고 있으니까요. 또한 그가 주 텍스트로 삼고 있는, 마찬가지로 다민족국가인 인도네시아 같은 경우에는... 우리는 그들이 환상에 기초하고 있다는 이유로 부정할 수 있을까요?
공산주의나 자본주의는 이론적으로는 민족주의와는 전혀 상관없는 별도의 세계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민족주의는 자본주의에 기생한 경우가 많았고 공산주의 또한 민족주의로부터의 오염에서 자유롭지 못했지요. 이 역시 베네딕트 앤더슨이 이미 지적하고 있구요. 또 뭐가 있죠? 무정부주의? 이건 뭐 거의 농담이지요-_-
우리가 자본주의의 온갖 폐해를 알면서도 자본주의 국가에서 살아가듯이, 우리가 아무리 민족의 허구성을 지적해도 이미 건설된 민족이라는 괴물을 없었던 것처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일본이나 중국의 위협을 통해서, 가끔은 축구경기를 통해서, 혹은 정말이지 바보같은 TV드라마에서 확인해요. 물론 원칙적으로 우리는 민족을 극복해야 합니다. 초록불님 말씀처럼 민족이라는 개념은 우리를 억압하고 있거든요. 바보같은 "국기에 대한 경례"나 망령과도 같은, 다행히도 이제는 사라진 국민교육현장 따위가 그렇죠. 하지만... 과연 우리가 민족을 극복하면 그 뒤엔 무엇이 올까요? 진정한 우리 자신? 아마 또 다른 거짓 정체성은 아닐까요. 역사적으로 우리는 진정한 자아를 가져보았던 적이 없습니다. 왕국이나 제국의 신민이거나 식민지의 피정복민이었고, 국가의 국민이며 자본주의 사회의 노동자이고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이었죠.
후우...하지만 바보같은 환빠나 민족주의자연하는 쇼비니스트들이 판치는 이 세상에서, 저 모든 말들은 성급한 비관인지도 모르겠네요. 으음.
인문학에서 민족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미 촌스러운 행위가 된 지 오래입니다. 사실 이제 민족이라는 용어를 부정하는 글쓰기도 살짝 유행이 지나고 있지요.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의 공동체>가 번역되고 그에 영향을 받은 일본과 우리나라의 학자들이 온갖 글쓰기를 진행하는 동안 민족주의 담론은 페미니즘이나 탈식민주의 등등 온갖 담론들과 결합하며 거대한 우주를 만들어내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민족'에 대한 가차없는 반성이 진행되는 바로 그 순간, 바로 옆자리에서는 그와는 상관없이 여전히 '민족'이라는 이름의 괴물이 포효하고 있다는 거에요.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소식이 들려올 때 마다 넷은 거세게 불타오르고 사람들은 세상에 다시 없는 애국자가 됩니다. 미디어와 일부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지요. 급작스러운 고구려 열풍이나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환단고기>류의 담론들은 이러한 사정을 잘 반영합니다. 민족주의의 근원이 밝혀지고 부정되어도 이미 상상되어진 민족은 사람들을 강하게 속박하고 그 정신을 재생산합니다.
분명 민족은 하나의 신화입니다. 대부분의 신화와 마찬가지로, 그것은 기원을 거슬러 만들어진 것이고 사실상 허구에요. 하지만 그것은 진위와 상관없이 강하게 우리를 속박하고, 또한 우리를 만들어냅니다. 우리가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느냐와는 상관없이 종교를 가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단군이 진짜 우리의 시조이냐는 사실증명과는 상관없이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가상의 울타리 안에 안주합니다. 이것은 어리석지만 진실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거짓들이 우리의 정체성의 핵심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초록불님은 이미 여러 국가들이 민족을 극복해냈다고 하지만... 저는 잘 모르겠어요. 대표적인 다민족 국가인 미합중국은 자본주의-제국주의를 만들어냈고... 사실 이것도 베네딕트 앤더슨 식의 "내셔널리즘"을 벗어나지는 못하지요. 앤더슨의 내셔널리즘은, 그가 유럽의 민족주의 형성을 예로 든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제국주의도 포함하고 있으니까요. 또한 그가 주 텍스트로 삼고 있는, 마찬가지로 다민족국가인 인도네시아 같은 경우에는... 우리는 그들이 환상에 기초하고 있다는 이유로 부정할 수 있을까요?
공산주의나 자본주의는 이론적으로는 민족주의와는 전혀 상관없는 별도의 세계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민족주의는 자본주의에 기생한 경우가 많았고 공산주의 또한 민족주의로부터의 오염에서 자유롭지 못했지요. 이 역시 베네딕트 앤더슨이 이미 지적하고 있구요. 또 뭐가 있죠? 무정부주의? 이건 뭐 거의 농담이지요-_-
우리가 자본주의의 온갖 폐해를 알면서도 자본주의 국가에서 살아가듯이, 우리가 아무리 민족의 허구성을 지적해도 이미 건설된 민족이라는 괴물을 없었던 것처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일본이나 중국의 위협을 통해서, 가끔은 축구경기를 통해서, 혹은 정말이지 바보같은 TV드라마에서 확인해요. 물론 원칙적으로 우리는 민족을 극복해야 합니다. 초록불님 말씀처럼 민족이라는 개념은 우리를 억압하고 있거든요. 바보같은 "국기에 대한 경례"나 망령과도 같은, 다행히도 이제는 사라진 국민교육현장 따위가 그렇죠. 하지만... 과연 우리가 민족을 극복하면 그 뒤엔 무엇이 올까요? 진정한 우리 자신? 아마 또 다른 거짓 정체성은 아닐까요. 역사적으로 우리는 진정한 자아를 가져보았던 적이 없습니다. 왕국이나 제국의 신민이거나 식민지의 피정복민이었고, 국가의 국민이며 자본주의 사회의 노동자이고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이었죠.
후우...하지만 바보같은 환빠나 민족주의자연하는 쇼비니스트들이 판치는 이 세상에서, 저 모든 말들은 성급한 비관인지도 모르겠네요. 으음.
# by | 2007/05/21 23:58 | For society | 트랙백 | 덧글(8)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으으, 현대문학사 수업 들어오던 그 철학과 1학년생 생각난다-_-
민족주의도 탈식민주의도, 결국은 자본의 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하지.
어쩌면 진정한 자아라는 것 자체가 허구일지도...
"There are no meta language."
여관주인// 자네 점점 먹물이 들어가네 그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