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머레이 브리지

 
여기는 아들레이드 남동쪽의 리버타운, 머레이 브리지입니다. 역시나, 험난한 외국인 노동자의 길을 걷고 있어요. 제가 새로 취직한 곳은, 'T&R'이라고 하는 꽤 큰 규모의 육가공업체에요. 양, 소 등을 도축, 가공, 포장해서 전 세계로 수출하는 공장입니다. 한국으로 가는 고기도 있어요. 제 손길이 묻은 고기에요-_- 호주산 쇠고기를 드실 때는 잠시 저를 생각해도 좋습니다.

처음 이곳에 들어갈 때는 칼을 들고 고기를 자를 청운의 꿈을 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팔려간 곳은 다 포장된 박스를 나르는 창고-_- 뭐 이건 고기고장에 온 의미가 없어요. 의미가. 피 한방울 몸에 안 묻히고 일하고 있습니다. 저랑 같이 온 친구는 내장을 발라내는 파트로 가게 되어서 종일 울상인데 말예요. 호주에 온 뒤로 은근히 운이 좋아서 적당히 쉽고 적당히 잘 벌리는 일을 구하고 있습니다.

제 시급이 18불 정도이니, 한국으로 따지면 12000원 정도일까요. 얼핏 많아보이지만, 사실 상여금이 없는 형태이기 때문에 연봉 자체는 한국 노동자들과 비슷한 수준일 거에요.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면 확실히 많은 돈이구요. 하여간 여기에서 석 달 쯤 지낸 후에 골드 코스트로 떠날 생각이에요. 일단 만불을 모아서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15주 정도만 일하면 가능할 것도 같아요. 

후우... 일이야 그냥 10~30 킬로그램 상당의 고기박스를 나르는 것입니다. 꽤 힘든 편이에요. 3시 30분 까지 출근해서 새벽 2시에 퇴근합니다. 어제는... 아침 여섯시 까지 일을 했는데, 덕분에 아직도 온 몸이 욱신욱신 해요. 거기에,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매일매일 30분 씩 자전거를 타고 있는데, 은근히 굴곡이 많은 도로라 집에 오면 완적히 지쳐버려요. 아아, 힘들어요. 

호주 생활도 이제 중반에 들어서고 있는데, 슬슬 페이스를 올려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여기는 인구 만명 정도의 꽤 큰 타운이라지만 보고 즐길 거리가 없어서 무엇을 어찌하고 살아야 하나 모르겠습니다. 어서, 어여쁜 아가씨라도 만나야 할텐데.
 
하여간, 저 살아있습니다. 다들 SEE YA-!

by 이녘 | 2007/07/21 14:58 | For me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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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7/07/26 23:3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7/08/01 12: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Kali at 2007/08/03 13:23
앗. 예전에 워킹 홀리데이 설명회 들으러 갔었는데, 거기서 육가공업체에서 일하는 것이 돈 제일 잘 번다고... 오오 한재산 벌어오시는 겁니까=)
Commented by 이녘 at 2007/08/05 19:07
한 재산은 무슨요. 당장 내일 먹을 쌀이 떨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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