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게이를 보았을 때.

 
예전 '듀나의 투덜투덜'이란 칼럼에서 우리나라 영화관객들의 태도를 문제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과 관련된 글이었을 거에요. 극중 동성애를 암시하는 장면이 나오자 관객들이 키득키득 웃어대었다는 것이 그 글의 발단입니다. 심각하고, 전혀 웃음을 의도하지 않은 장면에서 터져나오는 웃음에 대한 의아함이 바로 그 글의 주제였습니다.

어제 저는 케언즈의 '시네마 5'에서 <페이지 터너>를 보았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리뷰는 나중에 남기기로 하고... 저에게도 아주 비슷한 경험이 찾아왔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극 중에서 아리안과 멜라니의 동성애가 암시되는 장면이 나올 때 마다 사람들이 킥킥 웃어대는 거에요. 당연한 말이거니와, 그 장면은 전혀 웃음을 불러 일으킬 만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와중에 시치미를 뚝 뗀 멜라니의 복수가 팽팽한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이었어요. 그 긴장감을, 킥킥대는 웃음들이 모두 흐트려놓았습니다. 저는 불쾌했어요.

스크린에서의 동성애 체험은 이곳 사람들에게도 그리 자연스러운 것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브로크백 마운틴> 이나 <몬스터>같은 영화를 볼 때 사람들은 킥킥 대지 않아요. 그것이 동성애에 관한 영화라는 사실을 안 관객들이 찾아올테니까요. 하지만 예기치 못한 순간에 남자와 남자가, 여자와 여자가 애정적으로 끌리는 장면에 맞닥뜨리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해야하는지 어쩔줄 몰라합니다. 대개는 가만히 있고 어떤 사람들은 킥킥 웃어대지요. 저는 세상이란 생각보다 훨씬 서로서로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by 이녘 | 2007/11/19 21:31 | For m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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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서방님 at 2007/11/22 10:49
네놈도 나올때가 됐는데 당당하게 서방행세 한번 해볼까하고..
일본 가기전에 실컷 이런것도 저런것도 (...)

ps. 네 포토중에 나무사이에 낑겨 자는 코알라는 최고다.
눈을 못떼겠다. 귀여워 죽을거 같다.
Commented by 하란 at 2007/11/24 12:10
우와 서방님 너무 노골적이시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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