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 24일
스위니 토드

<스위니 토드>는 몽테크리스토 백작 식의 복수담에 으스스한 도시전설을 뒤섞어 놓은 듯한 영화입니다. 15년 전, 자신의 아내를 탐하는 터핀 판사에게 모함을 당하여 억울하게 감금당한 '스위니 토드'는 마침내 런던으로 돌아와 복수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토드는 초심자의 행운과 함께 거의 터핀을 잡았지만 순간의 불운이 그 기회를 앗아가지요. 그 상심에, 토드는 거리의 모든 사람들을 죽여 없앨 생각을 하게 됩니다. 썩고 더러운 런던에서, 사람들은 모두 죽어 마땅하다는 거에요. 그는 연고가 없는 손님의 목을 베어 죽이고, 아랫층의 러벳 부인은 그 고기로 미트 파이를 구웁니다. 사람들은 죽어가고 그들의 가게는 번창하고 러벳 부인은 토드와의 달콤한 미래를 꿈꿉니다. 행복하지 않은 자는 오직 스위니 토드 뿐입니다. 그는 복수밖에 남지 않은 유령이기 때문이지요.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귀족적이고, 거창하며, 과시적인 복수자였다면 스위니 토드는 소시민적이고, 기괴하며, 우울합니다. 그는 자신의 복수심을 잘 통제하지를 못해요. 첫사랑에 실패한 바람둥이가 여자를 갈아치우듯, 스위니 토드는 터핀을 잊지 못해 죽이고 죽이고 계속 죽입니다. 그리고 복수에 대한 가장 진부한 시나리오대로, 그는 복수와 함께 그 자신을 파멸시킵니다. <스위니 토드>는 제가 본 팀 버튼 영화중에 가장 우울한 이야기예요. <배트맨>은 언제나 속편에 대한 희망이나마 남겨두었었으며, <비틀 쥬스>나 <유령 신부>는 기괴함과 유쾌함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지요. 조니 뎁이 출연했던 <가위손>은 음울할 지언정 동화와 같은 이야기였구요. <스위니 토드>는 우울한 신경증 환자의 거친 악몽과도 같은 느낌입니다. 그는 충족될 수 없으며 스스로를 안온함에 두려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복수를 마치는 순간, 자신 곁의 거의 모든 것을 파괴하거나 파괴당합니다.
팀 버튼 특유의 음울하고도 기괴한 테크닉은 영화의 전체를 지배합니다. 원작 <스위니 토드>를 보지 못해 어느 정도 까지가 팀 버튼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이렇게 까지 팀버튼 영화임을 주장하는 듯한 팀버튼 영화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어두운 도시와, 기괴한 사람들. 복수와 오해...
음악들도 좋습니다. 스위니 토드가 런던에 도착하여 부르는 노래와, 러벳 부인이 맛없는 파이를 푸념하며 부르는 노래, 앤서니가 조안나를 생각하며 부르는 노래 등은 분위기 있고 멋집니다. 노래를 부르며 툭툭 터져나오는 배우들의 감정연기도 볼만 하구요. 무척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덧.
시네콰논에서 본 첫번째 영화였는데... 자막이 위아래로 번지는 바람에 계속 신경쓰여서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늘 이런가요? 아니면 제가 오늘 운이 나빴던걸까요. -_-
# by | 2008/02/24 15:19 | For movie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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